ㅈ우진 ㅜ사내

이세상에없는페어상플 17년도 캐해석 기반

강압적 묘사라던가 수위 직전이라던가... 그런 묘사 있음... 




김우진. 정말로 할 생각이야?

못할 게 뭐가 있는데?

윤심덕. 사랑하는 거 아니었어?

 

 

단호한 어조로 강경하게 말하는 발화방식과 달리 머뭇거리는 눈이었다. 상대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는 시선은 갈피를 잃었는지 빗겨가고 있었다. 우진은 제 목에 고정된 넥타이 사이에 손가락을 넣어 느슨하게 풀고는 침대 위에 앉은 사내에게 흘리듯 던졌다. 입에 물려 있던 담배의 끝에서는 소리 없이 연기가 퍼져나가고 있었고 명운은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두어번 기침하더니 허공을 휘휘 저었다.

 

 

사람이 말할 때는 담배 좀 그만 펴. 글 쓸 때도 아닌데 무슨 허구하날창문 열어서 환기라도 하던가.

? 네가 필 때는 괜찮고, 남이 필 때는 불편해?

왜 이렇게 오늘따라 예민해?

 

 

날 선 어투에 되묻지만 대답은 침묵으로, 매캐한 담배연기가 대신한다. 우진은 아버지에게 선물 받은 이후로 늘 차고 다니던 시계를 풀어 책상에 얹었다. 시계 줄이 차르르 흘러내리고 시계의 둥근 유리알이 전등의 빛에 닿았는지 표면이 빛으로 일순 번쩍였다. 아무 생각 없이 그 장면을 멍하니 보고 있던 명운 덕에 상대방의 제지 없이 위로 올라타는 건 쉬웠다. 그의 몸을 사이에 두고 제 무릎을 양 옆 허벅지 바깥에 내려두자 그림자가 명운에게 드리운다. 방심했다는 걸 졸지에 아래에 깔리게 되고서 눈치 챈 건지 명운이 흐트러진 모양새로 허탈하게 웃었다.

 

 

농담하는 거라면 지금 관두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어조는 늘 그렇듯 장난스럽고 말은 허세로 차있다. 심덕의 눈에 명운이 마음에 든 건 그가 남들과 달리 특이해서지 특별해서가 아니라고 우진은 애써 사고를 몰아간다. 집중할 거리도 못 된단 생각이 드는 순간 짜증이 치솟아 미간이 좁혀진다. 어쭙잖은 질투라는 것 정도는 알지만 본래 사랑이라는 건 맹목이다. 우진은 담배를 빨고는 짙은 연기를 입에 머금었다 명운의 얼굴에 길게 내뱉었다. 예상지 못한 습격에 아이씨! 고개를 틀며 욕하는 소리와 콜록거림이 한참 이어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우진은 그가 도망가지 못하게 다리로 퇴로를 막아두곤 허리를 굽혀 거리를 좁힌다. 재색의 연기에서 벗어나 명운이 시야를 확보하려 눈을 떴을 때는 제 코앞에 심기가 불편한 김우진의 얼굴이 있었다. 뭐라 말을 꺼내기도 전에 핏줄 돋은 손이 명운의 목울대를 눌러왔다. 금방이고 숨통을 짓누르고 목을 조를 것 같았는지 졸지에 굳은 명운이 눈치를 재듯 소리의 경계를 지우며 나지막하게 숨을 내쉬었다. 제 행보에 따라 긴장하는 모습이 드물게 저라는 존재를 인지라도 해주는 것 같아 우진이 하, 얼굴을 비틀었다.

 

 

윤심덕을 사랑하는 건 아닌 것 같은데계속 얼쩡대는 이유가 뭘까?

 

 

등을 진 얼굴은 음영으로 가려져 무채색에 잠겨있었는데도 시선만이 형형했다. 튀어나온 목울대의 뼈와 살 주위를 더듬는 손가락은 느리고 끈덕졌다. 불쾌한 기색을 드러낸 건 역력했지만 골칫거리였던 명운의 눈꺼풀은 반쯤 가라앉아있었고 무엇보다 마음에 든 건 저항하려 들지 않는 저자세의 태도였다. 명운의 호흡이 제 손길에 갇힌 걸 확인하고서 우진은 목에서 손을 천천히 뗐다.

 

 

왜 나에게 그런 말을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여자에게 딱히 성욕을 느끼지 않는다면, 남자에게 느껴? 그런 사람들이 있다고 들어본 것 같긴 하다만.

 

 

막혔던 숨통이 트이는 것도 잠시, 커다란 손은 허리를 지나 골반 아래의 피부를 천천히 쓸어내린다. 이렇게 노골적이면 제 아무리 둔하다 하더라도 경고성 협박이 담겼다는 걸 알아차릴 수밖에 없다. 의도를 눈치 챈 명운이 하하, 실소를 터트렸다. 그게 또 심기를 거슬린 건지 우진의 얼굴이 굳는다.

 

 

뭐가 우스워?

제 아무리 천재라도 사랑 앞에서는 한없이 유치해지는구나 싶어서. 천하의 김우진도 윤심덕과 관련된 거라면 이성을 잃는다니.

…….

질투를 이런 식으로밖에 표출하지 못한다라직설적인 화법. , 그럴 수 있지. 그런데 은유가 하나도 없어 재미없네. 이야아~ 치기어린 독점욕이라! 모든 걸 다 가진 전라도 거부의 아들, 부르주아께서! 가진 사람이 더 한다더니, 그렇게 모든 걸 손에 넣어야 작정이 풀려?

 

 

둘의 만남을 주선한 건 다름 아닌 한명운 본인이었으면서, 눈빛만큼은 늘 기이하게 우진을 조롱했다. 빈정거림이 담긴 말이 거들먹거리듯 이어지는 동안에도 우진의 손가락에 물린 담배는 타들어 연기는 사방으로 경계를 흐리듯 흩어지고 있었다.

 

 

, 내 말이 틀려?

 

 

우진은 손이 닿는 선반 표면에 짓눌러 꺾어 대충 꺼버리고는 명운의 손목을 침대에 바짝 붙였다. 덤벼들듯 입술을 억누르자 입 안에 짙게 밴 담배 냄새가 질식시키듯 잠식해 명운이 얼굴을 구겼다. 입술이 열린 틈새로 혀까지 비집어 들어오더니 타액까지 섞여드는데 아주 가관이었다. 벗어나려 세게 밀쳐낸다 밀었지만 위에서 억누르는 힘으로부터 중력을 거스를 수는 없어 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아 셔츠 옷깃을 쥐었다. 순순히 당해줄 상대는 아닌지 무릎을 움직여 버둥거리는 둥 난폭한 저항을 벌이며 혀를 깨물려 하기에 입술이 잠시 떨어졌다. 하아, 숨이 짧게 뱉어지고 머지않아 입술이 맞닿았다. 뭐라 말하고 싶은 눈치였지만 우진이 아랫 입술을 깨물며 어깨에 걸린 줄을 옆으로 벗겨내며 셔츠 위로 가슴을 손으로 쓸자 당혹감이 먼저 내비쳐졌다. 가슴에서 허리선으로, 골반으로 옮겨간 손이 고간을 무자비하게 잡자 흡, 기습당한 양 움찔거려 몸이 둥글게 말린다. 바지를 사이에 두고 있었지만 우진은 무시하고 잡히는 부피를 손으로 문대듯 문질렀다. 흔적을 더듬으며 자극을 주자 저지하려는 것처럼 명운이 우진의 손목을 잡았지만 거리를 두지 못하고 얽힌 탓에 효력이 없어 몸이 떨린다. 입술이 떨어지자 흐트러진 제 모양새는 정돈할 생각도 못하고 허억, 급히 숨을 확보하며 명운이 소리 질렀다.

 

 

질투에, 미치지 않고서보복성으로 나에게 이런 짓 해봤자뭐가 달라질 것 같아?

 

 

헐떡이면서도 제 할 말은 다 하는 게 대단한 마이페이스이긴 했다. 괴롭힌 게 효과는 있었는지 어느 정도 반응한 탓에 앞섬은 볼록했고 우진은 흐응긴 소리를 내며 묘한 얼굴을 했다. 제 우위에 있는 듯이 구는 모양새가 그게 불쾌했는지 명운이 이를 악물고 눈을 치켜떴다.


 

손 치우고 비켜.

잘 느끼네. 여자를 사귄 적은?

생리적인 반응이잖아. 내 사생활을 말해야 할 의무는 없는데?

우린 친구잖아. 아니그 이상이라며?

 

 

우진이 얼굴을 가까이 하는가 싶더니 스쳐지나 명운의 어깨를 물었다. 힘이 실려있었다. 명운이 입술을 물어 소리는 새어나오지 않았지만 드러난 표정은 이 새끼가 실성했나?’ 하는 얼굴이었다. 이쯤 되면 장난으로 상대를 대하고 있는 게 아니었다. 우진이 명운의 엉덩이를 잡더니 갈라진 틈 사이를 매만지며 회음부를 쓸었다.


 

아직 이 쪽은 경험이 없는 것 같아서. 도와주려고 하는데.

도저히 못 봐주겠네. 김우진. 내 위에서 비켜. 진짜로 화내기 전에.

흐음. 윤심덕이 아니면별로인가?

 

 

? 명운의 반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우진은 어중간하게 발기한 명운의 앞섬을 문질렀다. 그래서, 윤심덕이랑은 어디까지 했어? 목 끝까지 차오르는 말을 가두고 명운이 뭐라 말하는 것을 일괄 무시했다. 침묵의 잔해 위로 손놀림만이 끈질기자 견디다 못한 헐떡거림만이 들려온다. , , , 그만, 어깨를 잡고 떨어뜨리려던 손은 매달리듯 그대로 잡혀 있고 고개만이 앞으로 떨어진다. 땀에 젖은 갈색의 앞머리가 붙었다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안 되겠다 싶은지 명운이 더듬더듬 말을 이어나간다.

 

 

윤심덕이랑 난, 그런 사이가, 아니라고윤심덕이 사랑하는 사람이 너인데왜 나랑,

그래서 알려주는 거야. 꼭 그런 의미로 사랑하지 않아도 할 수 있다고.

조국에 놓고 온 네 아내처럼?

 

 

그 순간 칼날 같이 예리한 냉기가 명운을 덮쳤다. 그리고 지퍼가 내려지더니 바지가 맥없이 흘러내려 속옷이 벗겨지는 것도 이후 일어날 수순이었다.

 

 

사랑에는 꼭 연인의아름다운 순간만이 깃드는 건 아니지.

 

 

키스에서는 주위를 배회하던 담배 냄새가 끼쳤다.




'사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내심덕] █을 지켜보는 남자  (0) 2019.10.07
[사내심덕] 거미줄  (0) 2019.07.30
[우진사내] 사필귀정(事必歸正)  (0) 2019.02.07
[사내심덕] 행복  (0) 2017.12.11
[우진사내] 재회  (0) 2017.10.21